2018년 9월 12일 수요일

[범용기 제4권] (69) 자연은 인간의 큰 집 – 자연은 감추인 하나님의 영광

[범용기 제4권] (69) 자연은 인간의 큰 집 – 자연은 감추인 하나님의 영광

기독교 성서에서 보는 “자연”은 “自然” 즉 “저절로 그렇다”는 자연이 아니라, 하나님이 지으신 선하고 아름다운 하나님 솜씨라고 규정한다.

그런데 기독자로서 몇가지 반성해야 할 점이 있다. (1) 자연을 주격(主格)으로 보지 않고 어디까지나 ‘물상화’, ‘객체화’(Objectify)하는 일이다. 자연은 인간에게 주어진 ‘물건’이요, 인간은 그것을 정복하고 다스릴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자연을 신화(神化)하거나, ‘인격화’하는 것은 미신이거나 우상숭배라는 것이다. 그런데 과학, 기술이 발달되었다는 것은 사실이겠다.

(2) 그러나 이것이 계기가 되어 너무 지나치게 자연학대, 자연약탈, 자연파괴를 당연지사(當然之事)로 여기게 됐다. 아무 반성없이 밀고나간다. 이것이 소위 실리주의자들의 ‘돈벌이’ 철학이요 행동이다. 그래서 오늘의 소위 ‘공해문제’가 일어났다.

(3) 이제 우리는 창조주 하나님 관계에서 자연을 재인식해야 한다.

“하늘은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궁창은 그 만드신 솜씨를 나타낸다.”

하느님이 땅과 공중과 바다와 그 안에서 살 모든 생물을 ‘말씀’(Logos)으로 지으시고 ‘좋다’고 즐거워하셨다. 그 만들어진 총체를 보시며 “매우 좋다”하고 즐거워하셨다. ‘다윈’의 진화론이든, ‘샤르뎅’의 진화론이든 큰 영향이 없다. 그것은 솔직히 말해서 창조의 과정이나 방법론의 차이요 하나님의 창조 자체를 좌우할 성질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간탐욕이 만든 그 흉기(凶器)를 악용하여 하늘을 더럽히고, 바다와 강물을 썩게하고, 새, 짐승, 물고기를 독살한다. 그리고서 말하기를 “내가 자연을 정복했다” 한다. 그러나 그것은 창조주 하느님의 뜻을 반역하고 하느님의 사랑을 조롱하는 ‘범죄행위’다.

자연이 하느님의 것이고, 그 주인이 하느님이시고, 인간은 겸손한 ‘스추어드’에 불과하다.

이 근본원리에 돌아가지 않는 한, 인류는 스스로 절벽이 막다른 골목에 곤두박질해서 Abyss의 나락(奈落)에 종적을 감출 것이다. 침략당한 ‘자연’은 말없이 침략자에게 항거하며 소리없이 보복할 것이다.

이제라도 한가닥 살 길이 있다면 “범우주적 사랑의 공동체” 구성에 전력 전심하는 일이겠다. 하느님의 연민이 심판을 늦추고 이 일은 가능케 해주시기를 빈다.

[1972. 7. 3. ~ 1981.6. 다소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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