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3일 월요일

[범용기 제4권] (24) 主人(주인)과 主役(주역) - 썩는다는 것

[범용기 제4권] (24) 主人(주인)과 主役(주역) - 썩는다는 것


“내가 너를 내 백성의 심판자로 세웠다.
그들을 눈여겨 보고 그들 행동을 쪼개 보라.
그들 모두가 더 없이 목 곧은 반역자다.
중상모략의 행상인이다.
최후의 한 사람까지 썪었다.
풀무는 세찬 바람을 뿜어도
납찌꺼기(Lead)는 매양 남는다.
「제련」이 무슨 소용이냐
악한 것들은 꼼짝도 안 하는데.”
- 예레미야 6:27, 28

이 구절은 요시야왕의 종교개혁에 대한 비판인 것 같기도 하다. 인간의 부패성이란 인간의 고질이다. 칼빈이 “인간성”의 전적부패(Total Depravity)를 기독교리로 중요시한 것은 잘못이랄 수 없겠다.

개인 자유가 개인 부패를 촉진한다. 그래서 그 자유를 박탈한다. 그러면 그 개인은 박탈자의 “사냥개”로 부패한다.

개인을 “전체인”으로 만들면 그 체제가 그 개인을 바르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다북쑥이 삼밭에 끼어 자라면 붙들지 않아도 꼿꼿해진다는 논조다. 그래서 체제만능 만전체제를 만든다. 그 다음 순간에 “체제”만 남고 “인간”은 없다. 체제라는 “몰록”신은 인간을 먹고 사는 우상이다.

비교적 선한 개인들이 비교적 선한 체제를 만든다. 그래도 그 속에 “납찌꺼기”는 남는다. 그러기에 “至聖(지성)”인 개인도 없고 이상적 사회, 유토피아도 없다.

그래서 우리는 말한다. 우리 “인간은 하나님 앞에 참회의 시간을 갖고 사람 앞에 회개의 열매를 맺어야 한다”고.

그래서 비판하고 비판 받고 토의하고 중론을 따른다. 그래서 겨우 큰 허물 없이 임무를 감당한다. 그것이 민주질서다.

너희 못난 것들이 아무리 많이 모여, 밤낮 난상공의해서 결정한다 해도 못난 결론밖에 나올게 무어냐? 그 시간과 그 정력으로 우선 잘난 사람들 하라는 대로나 해라, 그러면 너희도 잘난 사람 구실을 하게 된다. 내가 다 맡아 해 주마! 그래서 독재자가 등장한다. 일이란 것은 그가 도맡는다. 다른 인간들은 할 일이 없다. 독창적으로 자유로 할 일이 없단 말이다. 먹고 살아야 하겠으니 시키는대로 한다. 못난 것 노릇하려니 분하다. 분해도 풀 데가 없다. 에라, 되는대로 되자, 그래서 썩는다. 독재자는 썩는다. 썩이는 동안에 자기도 썩는다. 그래서 썩여서 먹고 먹고서 썩는다. 독재정치와 부패정치는 인간부패의 전매청이다.

[197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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