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19일 금요일

[범용기 제5권] (113) 동경에서 – 은퇴자

[범용기 제5권] (113) 동경에서 – 은퇴자

12월 2일(수)로부터 12월 22일까지는 기록없는 Blank 시일이다. 오래전부터 해 오던 Ordinary한 일은 계속됐을 것이고 ‘민중’이나 ‘UM’의장 책임은 둘 다 2Term을 끝냈으니 임원으로서의 여러 가지 Activities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나무랄 사람은 없다.

회원의 한 사람일 것이고 ‘민통’, ‘UM’, 기독학자회‘ 모두 ’고문‘의 책임은 지고 있다.

“North America Coalition for Human Rights in Korea”도 명예회장, Honourary Chariman이니까, 실무는 없다. 거기에 건강이 합격점 미달이니 폐물임을 각오해야 하게 됐다.

매사에 늙은이가 참견하려는 것은 실무자에게 도움보다도 짐이 된다. 나 자신이 경험했기에 하는 말이다.

12월 23일(수) - 이제부터는 크리스머스 계절이다. 거기에 8순이라는 나의 마감고개를 기어 오르기 시작했다.

자녀, 친척, 친구, 후배들의 내방과 선물의 ‘인정’이 절실함을 더한다. 건강을 걱정하는 분이 부쩍 늘었다. 사실, 나는 그들이 나 자신에게 그렇게 진정으로 걱정해 주리라고는 생각한 일이 없었던 것이다.

12월 31일(목) - 집에 있었다. 그동안에 부탁받은 書(서) 4폭을 썼다.

장공의 미주체제 8년은 바울이 말한 “허공을 때린 권투선수”같달까! 한 일 없이 늙기만 했다.

“無爲而無不爲”(무위이무불위)란 노자의 말을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빈 마음의 사람이 바로 ‘모든 것을 하는’(無不爲) 사람이다”로 이해한다면 그건 물론 정통적인 해석이겠다.

그러나 내 경우에서는 차라리, 억지 해석이겠지만, “아무 것도 한 것 없는데 안 해본 것도 없다”로 했으면 어떨까 싶다. 물론 그런 해석에 동의할 사람은 없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아주 엉터리는 아니라고 본다.

하여간 사실 그대로 써 놓고 보자는 것이 凡庸記(범용기)의 출발점이었고 종착역일 것이니 그렇게 해보자는 심산이다. 이번에는 구약성서가운데서 에스겔 선지자의 본을 따라 일기체로 적는다.

에스겔은 바벨론에 포로민으로 잡혀가서 포로들 가운데서 예언했다. 그는 날짜를 적어가며 일기체로 적었다. 그래서 나도 일기체로 써 본 것이다. 날마다의 기록이 송당송당 잘라져서 불연속선을 이루고 있으나 전체를 두른 일관된 ‘맥락’은 있다.

결국은 한줄기로 흐르는 강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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