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10일 화요일

[범용기 제4권] (7) 序章 - 원형(Prototype) - Korea의 원형

[범용기 제4권] (7) 序章 - 원형(Prototype) - Korea의 원형


(3) KOREA의 원형

일전 어떤 모임에서 Korea를 우리말로 어떻게 번역하느냐에 대하여 논의가 구구하였다. “민족명”에 있어서도 일치를 보기가 어려웠다. Korea를 한국, 조선, 고려 등등으로 불러봐도 각기 제 나름대로의 표딱지가 붙어서 개운치가 않다.

민족 이름으로서도 한국민족, 조선민족, 고려민족, 백의민족, 단군겨레, 배달민족 등등이 난립되어 얼른 골라잡기 어려웠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했다지만 외세에 붙어 심부름 한 기록이 너무 역력하기 때문에 께름한 뒷맛이 가시지 않는다. 그러나 고려는 그보다 훨씬 깔끔한 통일왕국이었기에 우리는 통일된 나라의 국호를 “고려”로 해도 좋다는 생각들도 있었다. Korea란 말도 “고려”란데서 나온 것이기에 Korea를 고려로 번역하면 자연스러운 “뉴앙스”기도 하다. 그러나 Korea의 “원형”으로 좌정하기에는 너무 조무래기 판도다. 함경북도에도 손이 안 미쳤으니 말이다. 우리는 Greater Korea를 판도의 원형으로 금그려야 한다. 그래서 고구려 전성시대의 판도를 원형으로 제시하는 분도 있었다. 그것은 한반도와 만주와 연해주를 포함하는 우리 국토였기 때문이다. 민족 이름으로서는 “배달민족”이 제일 무난하다는 결론이었다.

어쨌든 우리가 손바닥만한 남한 또는 북한에 갇혀서 조무래기 민족으로 오그러질 수는 없다. 실현성이야 있던 없던, Greater Korea를 우리 마음의 판도 안에 간직하고 그것을 염원한다는 것은 우리의 외향성을 자래우는데 영양소가 될 것이다.

뿐만아니라, 우리는 북미주를 비롯하여 중남미, 중동, 동남아, 시베리아, 아프리카, 아라비아, 남양군도 – 세계 어디에나 못갈데 없고, 못 살데 없다는 뱃장으로 세계사 창조에 동참하는 세계인이 되어야 한다. 그리스도의 왕국이 세계적이고 그 정신이 세계 역사 조성의 “혼”이 되고 활력소가 되고 빛, 누룩, 소금이 됐다는 사실을 건등으로 봐 넘기지 말아야 한다. 지금의 Korea는 Korea의 타락형이다.

[1980.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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