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12일 화요일

[범용기 제3권] (2) 1970년대 초기의 다양한 변화(1970~1973) - “제3일” 발간

[범용기 제3권] (2) 1970년대 초기의 다양한 변화(1970~1973) - “제3일” 발간


1970년 8월, 3선개헌 약 1년후에 나는 “제3일”이란 월간 잡지를 내기로 했다. 그 목적은 교회의 사회와와 국민의 민주화를 위한 계몽운동에 있었다. 어느날 저녁이었던가 박형규, 현영학, 서광선, 이문영, 홍동근 등이 중국요리집 ‘대관원’인가에 모였다.

잡지를 내자는 데는 모두 찬성이었다.

잡지 이름을 뭐라 할까 하여 이런 저런 제호들이 떠올랐었지만 평범하고 흔해빠진 감촉을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내가 내놓은 “제3일”이 채택되었다. 그러나 한글로 쓸 것, ‘삼’자는 아라비아 숫자로 쓸것이라는 조건부였다. 내가 한문 글자를 많이 섞는데 대한 경고였다.

문공부에 등록을 해야 한다기에 박형규와 함께 문공부에 갔다.

서류가 제출되면 지체없이 등록을 진행시키겠다고 약속한다.

박형규는,

“이건 내가 하는 게 아니고 김재준 목사님이 하는 겁니다. 나는 심부름으로 모시고 온 것 뿐입니다…”하고 일부러 따지기도 했다. 아마도 자기가 한다면, ‘등록’에 지장이 있을까봐 그러는 것 같았다.

며칠 후에 등록이 됐다는 통지가 왔기에 문공부에 들어가 등록증을 갔고 왔다. 목적은 성경연구와 전도(傳道)를 위한 교회잡지란 것으로 되어 있었다.

그래서 1970년 9월에 창간호를 냈다.

“제3일”이란 제목의 창간호 권두언은 이런 것이었다.

“바로 그때에 어떤 바리새파 사람이 예수께 와서 말했다. ‘당신은 이곳을 떠나 계셔야 하겠습니다. 헤롯왕이 당신을 죽이려고 합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는 그 여우에게 가서 이 말을 전하라. 보라, 오늘과 내일은 내가 귀신을 쫓아내고 병을 고칠 것이요 사흘째 되는 날에 나의 이 일을 완전히 이룰 것이다. 그러나 오늘과 내일과 그 다음날도 나는 내 길을 가야 하겠다.’”(누가 13:31-33)

“오늘도 내일도 나는 내 길을 간다!”

이것이 예수의 삶이었다. 사람들은 자기들이 가는 길대로 가지 않는다고 그를 잡았다. 그래서 첫날에 그를 십자가에 못박아 죽였다. 다음 날에는 무덤 속에 가두고 인봉했다. 그러나 인간들이 자기 악의 한계점에서 “됐다!”하고 개가를 부를 때, 하나님은 “아니다!”하고 무덤을 헤친다. 예수에게는 이 “제3일”이 있었다. 그의 생명은 다시 살아 무덤을 헤치고 영원에 작열(灼熱)한다.

“제3일” 그것은 오늘의 역사에서 의인이 가진 특권, 역사의 희망은 이 “제3일”에서 동튼다. 이 날이 없이 기독교는 없다. 이 날이 없이 새 역사도 없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