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15일 월요일

[범용기 제5권] (85) 동경에서 – 동경에

[범용기 제5권] (85) 동경에서 – 동경에

4월 4일(토) - 요꼬하마 교회 김군식 목사 정차로 ‘湯元’(탕원)을 떠나 ‘요꼬하마’로 간다. 도중에서 ‘가마구라 大佛’을 보았다.

길가에 언덕에 둘러 안온한데 바깥에서 비바람 맞으며 앉아 있다. 뒷잔등에 문이 있다.

청소하는 인부 둘이 와서 그 문을 열고 사닥다리로 기어올라 빗자루로 부처님 속을 닦아 낸다. 속은 텅 비어 있었다.

노천에 앉아 있는 ‘부처님’은 진짜 큼직한 체구다.

청동편판을 틀에 맞춰 쏠아 붙인 것으로서 정기 얽힌 종교적 심볼이라기보다도 조잡한 미술품이랄까.

일본 씨름꾼처럼 몸 부피와 무게로 말하려는 것 같았다. 그래도 순진한 촌 아낙네들은 경건하게 그 앞에서 합장한다.

일본 사람들은 왜(倭)라는 별명이 붙을만큼 체구가 작았던 모양인데(남방족 후예) ‘뱃장’은 꽤 크다고 혼자 생각하며 차에 올랐다.

우리는 아주 어둡기 전에 교회에 간다고 서둘렀다.

‘요꼬하마’와 ‘도오꾜오’ 경계선에는 낮은 언덕이 있다.

그 언덕 바로 너머 요꼬하마 쪽에는 외인(外人)촌, 외인구락부, 외인 소ㆍ중ㆍ고등학교 등등이 무슨 특권구역같이 설정되어 있었다.

건물이며 생활양식이 모두 서구식 그대로였다.

일종의 백인우위 자랑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 모두 일본인이 도루 찾았다. 그리고 일본인 부유층에서 점거하고 있다.

4월 5일(일) - 요꼬하마 교회에서 설교했다. 김군식 목사 주동으로 언덕바지 바위 산을 까고 반석 위에 세운 교회다.

옆에 근사한 목사관도 지었다. 목사관이자 교회 부속건물이다.

갖가지 교회 小集會(소집회)가 거기서 모인다. 유치원도 있고 운동장도 넓다.

운동장은 Ground Level이다. 교포들의 2세, 3세를 우리 사람, 그리스도 성격으로 길러낸다.

제1세와 2세의 일상생활, 직업상담, 복지기관의 설립과 운영 등등도 직접 교회사업이고 목사의 선교지반이 된다.

이 교회만이 아니라, 일본의 교포교회는 거의 다 이런 성격의 Institutional Church인 것 같았다.

김군식 목사는 교포 제2세다. 일본만 솜씨는 일인과 꼭 같다. 한국어에도 아무 지장이 없다. 다만 일본식 발음이 가담 가담 섞인 것 뿐이다.

그는 최고학부까지 일본서 마쳤다. 독일 가서 다시 밑에서부터 더듬어 박사과정까지 수료하고 논문을 다듬고 있을 때, 요꼬하마 교회에서 교역자를 구하고 있었다.

총회장인 이인하 목사는 “당장 나오라”고 지급 전보로 연락했다. 부랴부랴 나와서 요꼬하마 교회를 맡았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는 독일어도 막힘없고 영어도 통한다.

몸집이 크고 뚱뚱해서 “부려먹기 좋다”고 ‘이인하’는 싱글벙글이다.

사실, 그는 겸손하고 봉사심이 넘치는 그리스도의 제자였다. 금후의 大成(대성)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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