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9일 월요일

[범용기 제3권] (255) 北美留記 第六年(1979) - 1979년 除夜回錄

[범용기 제3권] (255) 北美留記 第六年(1979) - 1979년 除夜回錄


79년 나에게 액운의 해였고 시련의 해였다. 그리고 노망(老妄)스런 해기도 했다.

가정적으로 맏딸 정자를 지난 연말에 먼저 보내고 금년에는 조카며느리 정옥을 저 세상에 앞세우고 줄곳 병석에서 신음하고 내 몸도 이런병 저런병으로 쇠잔한 생명을 먹고 있었다. 도연명의 귀거래사를 읽는다.

“今是而昨非”가 “주홍글씨”처럼 내 살살에 파고 든다. 그러나 언제든지 주님 은혜는 내 허물보다 컸다.

論語子張篇에 이런 글이 쓰여 있다.

(군자의 과오는 일식이나 월식과 같다. 과오가 있으면 사람들이 다 이를 보아 알고 그것을 고치면 사람들이 다 우러러 본다.)

“군자”란 것은 “도덕적인 지성인”을 말한다. 나같은 인간이 “군자”축에 들겠는지, “소인”배에 들것인지는 모르긴 하지만, 기독교적 입장에서는 전자에 속한다고 하겠다. 그러나 아직도 “소인”의 테두리를 방황한다.

전우주와 만물, 전인간과 역사를 “신”의 사랑 안에서 포옹하는 그날이 오면 그 밝은 속량의 찬가가 그 검은 배경 때문에 더욱 돋보일 것이 아닐까.

시편 제1편을 읽으며 제야의 종을 울려보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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