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15일 금요일

[범용기 제3권] (50) 北美留記 第一年(1974) - 필라델피아 집회(1974년 4월)

[범용기 제3권] (50) 北美留記 第一年(1974) - 필라델피아 집회(1974년 4월)


이번 길에 필라델피아에서도 강연하고 하루 밤을 김순경 박사댁에서 유숙했다. 청중 가운데는 박정권에서 보낸 유학생, 친북인사 등이 섞여 있어서 그 성분이 단순하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그런데 신경 써 본 일이 없었고 관심조차 가져본 일이 없다. 나는 내 할 말을 하는 것으로 끝난다. 위에서도 누차 언급한대로 그 후의 일은 하느님이 맡으실 것이라 믿는다.

좀 이상한 질문도 있었고 “대체세력이 무어냐”하는 흔해빠진 질문이 여기서도 나왔다. 미국 한인 학자계의 원로인 김순경 박사가 분격한 어조로, “옳으면 옳다, 그르면 그르다 할 것 뿐이지 대체세력이 옳고 그른 근본윤리를 좌우하느냐? 옳지 못한 세력이면 다 같이 힘을 모아 제거할 것이고 제거된 다음의 일은 국민이 또 다수 의사대로 결정 진행할 것이다.” 했다. 질문은 잠잠해졌다.

김순경 박사는 화학전공으로서 사계의 원로다. 서울대학 교수로 14년간인가 재직하다가 지금은 필라델피아 템풀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노교수다. 그는 한국인 특히 본국의 수난가족 돕기에 열중해서 많은 구호금을 거둬보냈고, 지금도 계속한다. 그는 한국인의 어느 단체에도 가입하지 않는다. 한국인의 단체생활은 “일”과 “시간”의 “능률”보다도 “낭비”가 더 많다는 것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어떤 선한 사업에도 실질적으로 한몫 끼이는 데 인색하지는 않았다. UM관계에 있어서도 회원은 아니면서 사업과 재정운동과 데모 등에는 솔선 참여한다. 한인 사회에 말만 많고 실행이 적은데 대한 의식적인 항거 또는 교육적 심리적 암시랄 수도 있을 것 같다.

필라델피아 집회를 마치고서 다시 와싱톤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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