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14일 목요일

[범용기 제3권] (26) ’74년 1.8 긴급조치 – 민주수호 청년협의회(재판 방청)

[범용기 제3권] (26) ’74년 1.8 긴급조치 – 민주수호 청년협의회(재판 방청)


이렇게 약 40일을 지냈다. 신형사 드나드는 것도 뜸해졌다.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유난스레 따라다니는 것 같지 않았다.

1974년 2월 15일, 민청사건 재판에 있대서 함석헌, 천관우, 정수일 등이 방청하러 갔다. 검사 논고란 것이 참말 우스웠다.

“○○의 집에는백남운의 ‘조선경제사’가 책꽂이에 있었습니다. ○○에게는 마르크스의 자본론이 있었습니다.”

‘서적수입상’하는 젊은이도 같이 잡혀 있었다. “왜 불온서적을 수입유포했나?”하고 검사던가 판사던가가 묻는다.

“저는 불법으로 수입한 일이 없습니다. 구입하려는 서적 List를 심사위원회에 제출해서 허가된 것만을 다시 문교부에 신청해 허가되면 그 List를 주문합니다. 그래서 책이 도착하면 그 책 내용을 검사하는 검열관에게 가져갑니다. 검열관이 통과시킨 책만을 서점에서 팝니다. 통과안된 것은 그 자리에서 검열관이 압수하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그들은 도매금으로 ‘빨갱이’, ‘이북간첩’이 되는 것이었다.

그 날에는 심문만으로는 끝났다.

나오는 길에 어느 다방에서 함선생과 천관우와 나 셋이서 차를 마셨다. 그것이 그 그룹과의 마지막 만남이었다. 나는 국내의 질식상태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 같지 않아서 국외에서 포위작전을 해볼 심산이었다. 그러나 그들에게 말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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