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28일 목요일

[범용기 제3권] (146) 野花園餘祿(其一) - Lost and Found

[범용기 제3권] (146) 野花園餘祿(其一) - Lost and Found


6월 9일(수) - 돈지갑과 그 안에 있는 여러 가지 특권카아드가 양복 호주머니에서 도망쳤다.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失”이란, 이해관계를 떠나서도 기분좋은 사건이 아니다. 대범해지지 않는다. 식구가 알면 식구들이 개운찮아진다.

무심고 지하실 세면소에 갔더니 지갑이 놓여 있었다. 도로 찾았다.

Lost and Found case다. 유난스레 좋았다. 잃었던 은전 한푼 되찾은 과부의 기쁨을 알 것도 같다.

예수에게는 이런 경험이 자주 있었던 것이 아닐까! 특히 아들 잃은 아버지의 심정……. 이른바 “탕자의 비유”는 민고의 압축(壓縮)이다. 이 심층(Depth)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알게 된다.

6월 12일(토) - 위복경 여사의 고희(古稀 70세 생신) 축하잔치에 초대됐다.

그의 두 따님이 노인회분들과 여신도들을 청한 것이었다. 내가 축사 비슷한 설교를 했다. 위여사는 세브란스 대학 간호학과를 나온 후 일본의 구주와 동경 큰 병원에서 11년간 간호원으로 근무했단다.

따님 두 분은 일본서 나서 일본서 자랐기에 일본어가 가정 상용어로 되어 있다. 생활언어야 어떻든, 역시 한국인, 한국혼의 같은 민족이라 느꼈다.

6월 13일(일) - 기장 여신도연합회 사회부위원장인 김숙자 여사가 캐나다 교회 초청으로 견학하러 왔다가 임무를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내 사무실에 들렀다.

동경태생이고 교육도 대학까지 거기서 마쳤으니 일어는 물론이고 영어도 막힐데 없다. 정중하면서도 명랑한 성격이어서 “기록”은 이제부터 시작한다고 촉망한다.

문의도 많고 보고도 많았다.

6월 17일(목) - 수유리 관용에게서 편지가 왔다.

집이 헐고 비가 새서 대대적으로 수리했노란다. 관용은 한양대 건축ㆍ토목과 출신이니까 꼼곰하게 잘했을 것으로 믿어진다. 수리와 확장설계도가 같이 왔다.

6월 18일(금) - 대판에서 한인교회와 사회를 봉사하는 김덕성 목사가 찾아왔다.

그는 “한신”의 초기 졸업생으로서 지금 재일교포를 위한 Social Service Center를 경영하면서 교회도 섬긴다. 그의 교회는 Institutional Church다. 출석교인이 약 200명이란다. 많은 소식과 의견교환이 있었다.

6월 20일(일) - 연합교회에서 예배했다.

인철ㆍ혜원이 자기 Apt. 바로 밑의 계곡공원에서 Father’s Day Party를 연다고 한다. 우리 늙은이 둘과 본국서 온 김숙자, 불고기 Party다.

6월 24일(목) - 김병욱 장로가 나를 Pick-up하여 해밀톤의 맥매스터 대학 실내체육관에로 간다.

남한 여자농구팀과 불가리아 여자 농구팀과의 Olympic 예선전을 보려는 것이다. 입장료는 일인당 5불이다. 교포 약 3천명이 입장해 있었다. 경기는 시종 “씨이소오” 게임이었다. Suspense 만점이다. 그러다가 마감 1초전에 우리 “팀”에서 한점 넣었다. 그것으로 승부가 결정됐다. 교포들의 환성이 장내를 흔든다. 응원도 대단했었다.

7월 16일(금) - 점심때, 차순자 여사댁에서 Lunch에 초청한다. L.A.의 차상달 선생이 오셨다는 것이다. 차순자 집사는 차상달 선생의 당질(堂姪)이다.

고향은 이북이었는데 6.25직후 차상달 씨는 미군통역으로 근무하였다. 그러다가 미군이 철수할 때 조카딸 차순자 씨를 데리고 38선을 넘는다. 넘기는 했으나 피난민들 소용돌이 속에서 아차 손을 놓쳤다. 아무리 찾아도 찾아지지 않는다.

차상달 씨는 철수 귀국하는 미군과 함께 미국에 왔다. 그러나 조카 따님은 “실종”된대로 그는 단념하고 있었다. 사실은 조카 따님도 미국에 와 있는 것이다. 토론토의 차순자 집사다. 지금은 장로님이시다.

나는 반독재 첫 번 순회강연에서 L.A. 차상달 씨댁에 유숙했다. 차순자 집사 관계의 얘기가 나오자 차상달 선생은 눈이 번쩍 빛난다. 그리고서 위의 사연을 말씀하는 것이었다. 잃었던 조카딸을 다시 찾았다. 나는 차상달 선생 얘기를 차순자 집사님께 말씀했다. 잃었던 숙부를 다시 찾았다.

차상달 선생은 L.A. 퀘이커그룹 대표자다. 근일에 Hamilton에서 세계퀘이커그룹 대표자 대회가 열린다. 그래서 차상달 선생은 L.A. 퀘이커 그룹 대표자로 참석하게 된 것이다.

잃어졌던 숙질의 재회! 얼마나 기쁠까! 그래서 차순자 집사는 잔치를 차리고 나까지 초대한 것이었다.

Lost and Found의 환희다.

얘기가 났으니 말이지만 우리 민족은 잃어도 엄청나게 잃는다. 이남은 이북을 잃고 이북은 이남을 잃었다. 일본은 잃었다가 되찾았는데 우리는 잃어버린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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