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28일 목요일

[범용기 제3권] (143) 野花園餘祿(其一) - 토론토에서 친교의 4일간

[범용기 제3권] (143) 野花園餘祿(其一) - 토론토에서 친교의 4일간


4월 13일(화) - 나는 7PM에 Thornclife Apt.에 있는 인철ㆍ혜원집에 갔다.

같은 Apt.의 다른 Wing에 있는 이복규 목사가 식후에 찾아와 오래오래 환담했다. 그는 10년내 간염, 간경화로 고생하면서도 언제나 건강자처럼 명랑하고 부지런했다. 숨지는 날까지 주님 백성 돌보는 것이 내 사명이고 소원이라고 다짐한다.

국민학교 교사로 다재(多才)한 부인의 내조가 크다.

수유리 막내 며느리 “정희”에게서 편지가 왔다. 귀여운 손녀 명은과 명혜 사진이 들어 있다.

4월 15일(목) - 이목사와 전택균 장로와 나 셋이 이목사 차로 Dr. Wm Scott옹을 방문한다. Branfford까지 2시간 반의 Drive다. 그는 한국 나이로 90이지만 언어 행동에 늙은이 티가 없다. 그는 아들 다섯이 있지만 모두 흩어져 산다.

부인이 세상 떠난 다음부터는 문자 그대로 “외톨이” 살림이다. 식사, 청소 등은 손녀들이 번갈아 했었는데 그들도 하나 둘 시집가고 지금은 여기 없다.

“무엇이 제일 아쉽습니까?”

“외로움이오!”

그는 방구석에 있는 어항의 금붕어들을 가리키며 저것이 내 앞에 있는 유일한 “생명”이오 한다.

90 노인이 식사도 자기 손으로 만들어 잡수신다. 그릇 치다꺼리, 방 소제 모두 손수 하신다. 사모님이 주무시던 침대가 고스란히 옆방 구석에 놓여 있다.

나는 백합화분 하나를 사들고 사모님 모시니 묘소에 성묘하러 떠난다. 스캇 박사는 단정하게 신사복으로 갈아입고 우리를 안내한다. 묘소는 바로 옆에 있었다. 둘러서서 추모의 기도를 드렸다. 스캇 박사는 친히 예배를 인도한다. 찬송하고 기도하고 성경읽고 손수 기도를 올린다. 그리고 축복한다. 사모님 묘소는 미완성이었다. 반쯤 끊어 스캇 박사의 유택(幽宅)이 준비되 있었다. 몇해 후에는 두 분이 나란이 누워 부활의 날을 기다리실 것이다.

우리는 흰 백합화를 묘전에 드리고 헤어졌다. 스캇 박사는 자기가 쓴 “Canadians in Korea”를 우리에게 기증한다.

4월 16일(금) - Boston의 김장호 박사가 며칠 전에 인삼 한 Box를 보내왔었기에 오늘 고맙다는 감사 서한을 보냈다.

N.Y.의 증손녀 명희 부부가 3주간 휴가로 토론토에 방문왔다. 둘 다 의사다. 내가 은용의 집에 있었기에 명희 부부는 그리로 찾아왔다. 맏며느리 “행강”이 환영디너를 차렸다.

4월 17일(토) - David 정 부부를 만났다.

정대위는 Ottawa의 Carlton 대학교에서 인류학의 저변인 원시종교를 강의한다. 이번에 연구비를 얻어, 동경제대에서 중국의 은(殷)나라 시대 제사문화와 한국의 Shamanism을 연구한 후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에 Toronto에 들린 것이다.

이 목사와 나는 새벽같이 집을 나와 공항근처 Hollyday Inn에서 정대위 박사와 조반을 같이 하며 한국 소식을 들었다.

1976년 4월 25일 – 은용이네서 유숙, 처도 거기 와 있다.

4월 26일(월) - 서울서 온 편지에 “명은”이 그린 “꿈에 본 할아버지”란 그림이 들어 있었다. 수유리 집을 본격적으로 수리한다고 했다.

5월 1일(토) - 휴스톤의 이은설ㆍ이종만이 사무실에 와서 오래 오래 얘기했다.

5월 2일(일) - 한인연합교회에서 서희가 유아세례를 받았다. 미국 남부 Houston의 은설ㆍ종만은 같이 예배하고 귀로(歸路)에 올랐다.

5월 9일(일) - “노인잔치”에 참예했다. 교회 젊은이들이 손수 차려 대접하는 “경로의 향연”이다. “뿌리”를 소중히 여기는 인생철학의 일면이기도 하다.

신자가 교회 노인 약 60명을 목사관에 초청하여 Dinner Party를 열었다. 신자의 심정은, 자기는 부모님 슬하에서 그리운 줄 모르고 지내지만, 이목사는 부모님이 모두 이북에 계셔서 안부 여쭐 길도 없으니 얼마나 외로울까 싶어 어머니주일을 기하여 연로하신 분들을 모신다는 것이었다. “사려 깊은 마음가짐”이라 생각되어 나는 속으로 칭찬했다.

5월 24일(월) - 인철ㆍ혜원ㆍ지영ㆍ할머니 모두가 Center Island 아동유원지에 갔다. 아이들 낙원이다. 어른들도 덩달아 좋아했다.

6월 2일(수) - 본국에서 잠시 다니러 온 커렌트 여선교사와 반갑게 대담했다.

“귀국하지 말라”는 것이 내게 전하라는 본국 동지들의 “메시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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