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26일 목요일

[범용기 제2권] (39) 부산 피난 3년 – 갈뻔했던 제주도

[범용기 제2권] (39) 부산 피난 3년 – 갈뻔했던 제주도


인민군의 총반격 때문에 피난민은 초조했다. ‘동’으로 단양까지, ‘중부’로 밀양까지, ‘서부’로 통영까지 인민군에게 점령됐다. 이제 부산 입성은 시간문제로 보였다. 피난교회의 ‘시국대책위원회’에서는 목사와 그 식구들은 제주도에 옮기기로 하고 당장 부두에 나오라고 급보한다. 그때 ‘안병부’도 부산피난 중이었다. 그의 주선으로 우리 식구는 너절한 보따리를 꾸려들고 부두에 나갔다. 인간이 어찌나 많은지 그지없이 천해보였다. 장로들이 반발한다. “양떼를 버리고 저만 살겠다고 앞서 도망하는 목자가 어디 있느냐!”

안병부와 나는 목사들 축에 끼어 서지도 못하고 변두리 높은데서 보기만 하고 있었는데, 안병부는 껄껄대며 말했다.

“선생님, 우리 도루 들어갑시다. 우리는 부산에서 새 길을 찾아 봅시다. 제주도에 가면 귀양살이 같아서, 기회가 와도 놓치고 말겁니다….”

그래서 나는 부산서 신학교를 계속할 기회를 노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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