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25일 수요일

[범용기 제1권] (75) 평양 3년 – ‘숭상’시대 이야기 몇가지 : 와글와글

[범용기] (75) 평양 3년 – ‘숭상’시대 이야기 몇가지 : 와글와글


내가 중학생 가르쳐 보긴 난생 처음이다. 한 반에 칠십명 이상 몰아넣고 한 책상에 셋 꼴로 앉았으니 떠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나는 교단에 올라선다. 그리고 기립 경례를 받는다. 말을 끌어내기가 바쁘게 온 방이 와글와글한다. 워낙 낮은 목소리니 들을래 들을 수 없었을 것이다.

나는 준비된 교안을 펴놓고 그걸 보며 말한다. 간혹 학생들을 보긴 하지만 잠깐 건성으로 봐 넘기는 것이었다.

학생들 중에는 착실하게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데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나는 교무주임에게 ‘비결’을 물어 보았다. 학생들을 똑바로 보면서 강의하시오. 자기 눈동자가 선생의 눈동자와 딱 마주치는데도 떠들기만 하는 학생이란 거의 없는 법입니다 한다.

나는 교단에 올라섰다. 여전히 ‘와글와글’이다. 나는 교탁을 한두번 두들기고 버텨섰다. 말 없이 학생 전체를 똑바로 보았다. 아닌게 아니라 학생들은 눈이 동그래서 나를 쳐다본다. 딴짓하는 놈은 즉각 지적한다. 교실 분위기는 그래서 일변했다.

그래도 설교나 강연에서는 제버릇이 그대로 남아 지금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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