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24일 금요일

[귀국이후] (15) [1722] 都市文明(도시문명) 안에서의 감사절

[1722] 都市文明(도시문명) 안에서의 감사절

1983년 11월 24일(목) - “空”은 수원한신大學 캠퍼스에서 감사절 예배 설교를 했다.

추수감사절이란 농경시대의 첫 곡식, 처음익은 열매를 단 앞에 가려놓고 하늘에 감사하는 제전이었다. 신라의 한가위도 그런 것이었다. 고려의 八關놀이도 그런 종류의 것이었다고 한다.

햇곡식이 이렇게 익기까지에는 하늘의 햇빛과 공중의 바람과 구름과 비와 땅의 물과 흙과 거름과, 사람의 손과 기구와 기술과 부지런함 – 풀 뽑고 가꾸고 벌레 잡고 거두고 타작하고 방아찢고 ……하는 한없이 계속되는 노동이 요청되었다. 그것이 물자의 유통과정을 통하여 이 도시인들의 입에까지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도시의 귀공자 중에는 벼가 풀 씨인지 나무 열매인지도 모르면서 먹기는 제일 먼저 제일 좋은 것을 먹는다.

그리고 “놀구 먹는 상팔자”를 자랑한다. 하얀 자기 얼굴을 보드러운 자기 손으로 어루만지면서 볕에 걸은 농민의 얼굴과 작살같이 펴지지 않는 농민의 손을 멸시한다. 어쩌다 관청에 볼일 있어 들린 농민 늙은이는 어리둥절하여 어쩔 줄 모른다. 白面(백면)의 “화잇칼라”들은 촌늙은이라고 놀린다. 그래서 옛날부터 “촌계관청”(村鷄官廳)이란 말이 있다.

지금의 도시인은 그렇게까지 경망하지는 않지만, 그 속 깊이에는 “촌놈”이란 멸시의 단어가 몰래 도사리고 있다.

中國(중국) 古詩(고시)에

鋤禾日當牛(서화일당우) 汗適禾下土(한적화하토)
誰知盤中要(수지반중요) 粒粒皆辛苦(립립개신고)

라는 귀절이 있다.

김 매는 농부를 그린 五言詩(오언시)다.

대낮에 벼밭 매노라
땀 흘러 흙이 젖네
뉘라서 알랴!
주발 속 조밥,
알알이 신고(辛苦)임을.

농민을 몰라보고 천대하는 도시인은 제 낯에 침뱉는 바보다.

흉년이면 굶주리고 풍년에도 빚지는 덜된 農政(농정)임을 알면서도 땅 녹으면 밭 갈고 비오면 모 내고 부지런히 농약치고 때에 맞춰 추수하고 농약맞춰 춤추고 막걸리에 괴롬 잊고 – 그런 “良民(양민)”이 어디 또 있겠는가?

도시인은 농민을 존경하고 친절하게 도와주고 예절다해 인사하고 모든 일에 섭섭을 안겨주지 않아야 한다.

도시인에게도 의례 감사해야할 이유가 많다.

도시인은 현대문명의 모든 혜택을 위해 하느님께 감사하고 현대문명의 발달을 가능케 한 과학자 철학자 사회학자 등 선진들의 넘겨준 유산에 감사하고 사회의 밑바닥에서 순진과 헌신으로, 창조하는 농민과 근로자들에게 감사의 열매를 보여야 할 것이다.

또 하나는 미국인의 감사절은 건국을 감사하는 국가행사의 일종이다. 우리 민족의 감사절인 “시월성산”은 건국시조 단군 할아버지를 추모하는 제전이라고 한다.

우리가 지금 지키는 감사절에도 그런 의미가 포함되면 어떨까 싶다.

- [註]

수원 한신大學 예배실에서 설교한 내용과 꼭 같은 것은 아니다. 큰 줄거리는 비슷해도 展開文脈(전개문맥)은 다를지 모른다. 草稿(초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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