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16일 화요일

[범용기 제5권] (94) 동경에서 – 옥신 집에서 쉬고

[범용기 제5권] (94) 동경에서 – 옥신 집에서 쉬고

‘옥신’의 Apt.에 돌아왔다.

4월 20일(월) - 종일 집안에서 글씨를 썼다.

화선지 12폭, 판서 5매.

5:30 PM까지에 書를 끝냈다. 이것으로 大阪(대판), 경도, 동경, 가와사끼 등에서 부탁받은 글씨 빚은 다 갚았다.

‘지’ 교수는 기한부 원고 쓰기에 초조했던 모양이어서 단칸방에 분류한 재료들을 빈틈없이 늘어놓아 부인 앉을 자리도 없었단다. 그래서 “당신이 앞에서 서성대면 글이 안되니 오선생 집에 나가 있으시오” 추방령이 내렸다는 것이다. 점심 때라 “남편이 시장하시겠다”면서 종종 걸음으로 나갔다.

4월 21일에는 지선생이 나를 맡았다.

우선 명치신궁 공원과 청산학원 구내를 다시 보고 싶었다. 신궁외원(外苑) 공원은 황폐해 있었다. ‘세면소’도 오물이 갚혀 썩는대로 버려둔 옛날 것 그대로였다.

‘아오야마 대학 靑山學園大學’을 찾았다. 입구 간판 앞에서 사진을 찍었지만 현상도 못한채 어디선가 사진기를 잃었다. 수위도 없다.

고등학부, 중학부, 신학부, 회집용, 체육관 등등은 그대로였다. 목조기숙사는 없어지고 남은 건물들에도 거므틱틱한 이끼가 끼었다. 호오스 물로라도 벽을 닦아 보았다는 자취는 안보였다. 50년전 억덕바지 잔디밭 화강산(花岡山)을 찾아봤으나 없었다. 동쪽 모퉁이 문안에 한 60 돼 보이는 수위가 있었다. 하나오까야마(花岡山 )가 어디냐고 물었더니 “화강산? 첨 듣는 이름인데요!”하고 고개를 갸웃뚱거린다.

“이 근처에 그런 이름의 잔디밭이 있었어요!” 했더니,

“언제 이야긴가요?” 반문한다.

“한 50년전 쯤일겁니다.”

“한 옛날이군요! 어디 쯤인지 알 것 같습니다.”

가 보았다. 소학교 교사가 고층건물로 치솟아 있고 그 옆에 그물로 둘러싼 야구, 축구 선수들 전용 그라운드로 평평하게 펼쳐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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