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15일 월요일

[범용기 제5권] (80) 北美留記(북미유기) 第8年(제8년) 1981 – 일본으로

[범용기 제5권] (80) 北美留記(북미유기) 第8年(제8년) 1981 – 일본으로

3월 20일(금) - 비오는 날. 오늘은 L.A.를 떠나 동경으로 간다. 구회영 장로 내외분과 함께 한국인 거리에서 아침 먹고 약속한대로 거기서 11시에 이창식 목사를 만나 그의 차로 넷이서 LA 국제공항에 갔다. 식당에서 간단한 커피와 케익, 그리고 곧장 내게만 허락된 ‘금단의 문’에 들어갔다. 인정사정 없는 현대식 작별이다.

오전 11시 30분발 일본 비행기 JAL에 올랐다. 내 옆에는 뱅글라데쉬 실업인이 앉았다. 항공기 구입하러 왔노라 한다. 그 분은 체구가 커서 자리가 비좁다. 의자와 의자 사이에 끼인 내 발과 다리는 말뚝같이 꽂힌대로 뚱뚱 부었다.

일본인 스튜어데스들은 유난스레 친절하다. 영어나 독일어에 언제나 일본말 설명이 따르기에 우리같은 승객에게는 아주 편했다.

해 뜨는 고장을 향해 날아가는 길이라서 언제봐도 쨍쨍 밝은 영원한 태양이다. 날짜도 뒤죽박죽이 된다. 적어도 내게는 분간이 안 생긴다. 덮어놓고 가는 거다.

뱅글라데쉬 사람은 슬그머니 뒤로 빼더니 빈자리에 길게 누웠다. 덕분에 나도 깊게 앉았다. 잠자는 것은 아니지만, 생각없이 눈 감은대로 고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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