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1일 월요일

[범용기 제5권] (6) 北美留記(북미유기) 第七年(제7년) 1980 – 祖孫同樂(조손동락)

[범용기 제5권] (6) 北美留記(북미유기) 第七年(제7년) 1980 – 祖孫同樂(조손동락)

‘맹자’는 ‘왕도’를 얘기하는 가운데 우선 백성 가운데 ‘환ㆍ과ㆍ고ㆍ독’이 없게 할 뿐 아니라, 있어도 정부에서 알뜰하게 건사해줘야 한다고 했다.

‘환’(鰥)은 아내 없는 ‘홀아비’고, ‘과’(寡)는 남편 없는 ‘과부’고, ‘고’(孤)는 부모 잃은 ‘어린이’고 ‘독’(獨)은 아들 없는 늙은이를 의미한다.

이런 서글픈 조건들에 해당되지 않으면서도 여러 가지 가정적, 사회적, 세대차, 제도차 등등으로 ‘외로운’ 늙은이들도 있다.

그래도 양로원에 가기보다는 났다는 생각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자손이 슬하에 그득하고 꼬마들이 따르고 늙은 부모 외롤세라 효성을 다한다.

나는 집에서도 밖에서도 외롭지 않다.

1월 19일(토) - 손자 하령이 ‘다운타운’에 가자고 조른다.

마침 인철 모친의 생일이라 저녁은 거기서 먹기로 했다.

나는 하령이와 함께 시청앞 광장, 조그마한 공원, 온실 등을 다녔다. 하령은 ‘핫떡’ 하나로 만족한다. 그리고 콜라를 마신다.

나는 커피 한잔으로 땐다. 식욕이 없다. 그리고 6PM에 인철 혜원 집에 들렀다.

하령은 일곱 살짜리 꼬마다. 호기심은 많은데 혼자서 외출은 못한다.

오늘까지 쌓였던 ‘울적’이 발산된 모양이어서 할아버지 손을 잡으며 “This is the best day in my life”라고 몇 번이고 ‘Thank you’를 거듭한다.

1월 20일(일) - 오늘은 꼬마 손녀 ‘서희’ 생일이다. 나는 생일 선물로 버섯, 햄 등으로 덮은 큼직한 피자를 옆에 끼고 경용 집에 갔다.

서희는 제 또래, 가까운 친구들을 초청하여 생일잔치의 주인공이 된다. 여기 아이들은 ‘피자’를 무조건 좋아한다.

서희는 식후에 피자를 한 조각씩 나눠주면서 싱글벙글이다.

다섯 살인데도 철이 다 든 것 같이 군다.

‘Happy Day’였다면서 할아버지에게까지 ‘Thank you’를 거듭한다. 자유세계에서 구김새 없이 자라는 영혼이 대견스러웠다.

1월 26일(토) - 오늘이 정선 남편 Doug의 생일이라고 신자는 생일잔치를 차리고 정선의 시집 식구들을 모두 초대했다.

많이 또 오래 얘기들 했다. 나는 정선의 시아버지와 시삼촌과 12시 산회할 때까지 얘기했다. 다들 즐거웠다.

정선의 시삼촌은 자기가 제2차 대전 때 전선에서 쓰던 장총을 조카인 Doug에게 물려준다. 이채로운 선물이다. 장공의 외손녀 정선(Grace)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Diuge(Daglas Scott)와 친했다.

내가 1974년 3월에 캐나다에 옮겨오자마자, 이 목사가 나를 위한 Reception Party를 자택에서 열었다.

그때 정선은 Doug를 자기 “Boy Friend”라면서 내게 소개했다.

Doug의 아버님은 스코틀랜드인이고 어머니는 아일랜드 분이었다. 그리고 Doug은 Korean 풍습을 익히는데 열중하고 있었다.

여기서의 Mixed Marriage는 불가피한 현실이다. 정선과 Doug은 축복된 가정으로 앞길이 넓을 것이다.

하륜과 남희는 내 맏아들 계보에서 대를 이은 손자, 손녀다. 멀리 Brampton에 옮겨 살기 때문에 무시로 만날 수가 없다.

별러 별러 할아버지를 찾아온 꼬마들이 할아버지 목을 안고 얼굴을 비비며 뽀뽀할 순간의 반갑고 귀여움은 삶의 즐거움에 점수를 더해준다.

외손녀 넷은 다 자란 아가씨들이라 할아버지 손을 미치지 못하는 꽃나무다. 쳐다보는 즐거움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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