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25일 수요일

[범용기 제2권] (27) 통일에의 갈망(6ㆍ25와 9ㆍ28) - 만우의 수난

[범용기 제2권] (27) 통일에의 갈망(6ㆍ25와 9ㆍ28) - 만우의 수난


6.25 동란중, 만우는 집안에서 정양하고 있었다. 몸은 여전히 부자유스러웠다. 모두들 피난 갔는데도 혼자 남아 있다. 시골 사는 성남교회 교인과 한신동문들 중에는 자기 시골에 모셔가려고 마차까지 끌고 오는 사람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내가 이제 이 ‘쩡크’가 다 된 몸을 끌고 어디로 간단 말이요? 창피해서도 그 일은 못하겠소. 성의는 고마우나 나는 이 고장에 내 운명을 못박았소!” 하더란다.

그러다가 위에서 잠깐 언급한 바와 같이 도동파출소에 연행된대로 ‘친미, 종교광’이라는 조서와 함께 종로 경찰서에 넘겨졌다. 종로 경찰서장은 ‘만우’를 보자 깜짝 놀라는 시늉을 한다.

“아니 송박사님이 어째서 여기 오시게 됐습니까? 파출소 놈들이 어른을 몰라보고 그런 외람된 짓을 저질렀습니다그려! 시장하실텐데 식사나 하시고 곧 댁으로 돌아가십시오!” 하더란다.

나흘만엔가 ‘만우’는 나왔다. 어찌나 지쳤던지 걸을 수가 없어서 지팽이 집고 겨우 한발자욱씩 옮긴다. 그것도 안되어 땅에 앉아 기다시피했다. 도동까지 세 시간도 더 걸렸을 것이라고 했다.

풀려나온 ‘만우’의 얘기 한 구절 – 도동파출소 유치장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콩나물처럼 서서 밤을 세웠다고 한다. 발붙일 바닥이 없어서 공중에 떠 있었다고 한다.

집에서는 정성껏 사식을 들였다. 그러나 ‘만우’는 그걸 먹을 수가 없어서 깔끔이 나누어 주었다는 것이다. 길가다 잡힌 사람, 어디선가 슬그머니 끌려온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집에서는 행방을 모르니 사식 들일 수도 없고, 그래서 사나흘 굶어 늘어진 사람들 앞에서 나만 먹을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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